뇌허혈, 간질 등 뇌 퇴행성질환에서 신경세포가 죽는 기전이 국내의학자에 의해 밝혀졌다. 세포 내 작은부분인 소기관에 금속물질인 '아연'이 축적돼 세포를 사멸시키고 있었다.
이는 뇌신경세포의 사멸로 인한 질환의 원인규명과 치료법 개발의 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10일 고재영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교수에 따르면 산화성 신경세포가 손상되면 '라이소좀'이라는 세포 내 소기관에 아연과 '하이드록시노네날'이라는 알데하이드가 축적된다. 이러한 현상이 '라이소좀'을 붕괴시키고, 그 안의 산성분해효소를 세포 내로 방출시켜 궁극적으로 신경세포가 사멸하는 것이다.
연구는 신경세포가 죽어가는데 아연이 관계돼있으며, 아연이 세포를 사멸시킨다는 새로운 기전을 밝혀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신경세포사 기전의 새로운 연결고리를 찾아낸 중요한 발견으로 평가되고 있다.
고재영 교수는 "살아있는 세포에서 아연의 농도가 올라가는 것을 보며 그것이 어떤 소기관으로 옮겨가는지,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확인했다"며 "이같은 과정이 라이소좀의 붕괴를 이끌고 신경세포의 죽음으로 이어지는 기전을 확인한 것은 이번 연구가 최초"라고 밝혔다.
이 연구는 과학재단 국가지정연구실사업과 뇌프론티어사업, 학술진흥재단 국가석학프로그램 지원을 받고 있으며, 논문인용지수 7.45의 저명한 국제적 신경과학학술지인 '신경과학저널(Journal of Neuroscience)' 최근호에 게재됐다.
고재영 교수는 지금까지 사이언스지에 총 6편, 네이처지에 1편, 미국립과학원 회보에 1편의 논문을 게재 하는 등 주목받는 한국의 신경과학자다.
금속물질 아연이 뇌 속에서 어떠한 기능을 하고 있는지, 뇌경색 또는 외상에 의한 뇌손상ㆍ간질로 인한 뇌신경 세포의 죽음에 아연이 어떠한 역할을 하고 있는지에 관한 연구 분야에 있어서 세계 최고 권위자로 인정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