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치료제인 칸데살탄(candesartan)의 장기간 이용이 유전성 심장병 환자들의 증상개선에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가 ‘Journal of Molecular Diagnostics’에 발표되었다. 이번 임상시험의 대상이 된 환자들은 비후성 심근증(Hypertrophic cardiomyopathy: HCM)이라는 심장, 그 중에도 주로 좌심실의 근육이 두꺼워지는 유전질병 환자들이다. HCM는 근육원섬유 단백질(sarcomeric proteins)에 나타나는 여러 유전자 돌연변이에 의해서 발생하며, 이들 돌연변이의 차이가 증상을 더 심하게 하거나 덜하게 한다고 알려져 있다. HCM 환자들의 주요 증상으로는 심장기능 손상, 운동 부하능 감소 등이 있다. 다수가 증상이 가볍거나 나타나지 않지만 1% 정도는 어떤 전조증상도 없이 급성 심장사로 사망한다고 한다. 레닌-안지오텐신-알도스테론계(Renin-Angiotensin-Aldosterone System: RAAS)는 심혈관계 및 신장기능에서 혈압의 조절뿐만 아니라 체내 수분 및 전해질의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RAS는 고혈압 및 여러 심혈관계 질환의 발생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이들의 조절은 고혈압 및 연관 심혈관계 합병증의 치료에서 매우 중요한 전략이 되었다. 레닌에 의해 안지오텐시노겐(angiotensinogen)으로부터 전환된 안지오텐신 I은 다시 안지오텐신 전환효소(agiotensin convertingenzyme: ACE)에 의해 활성물질인 안지오텐신 II로 전환된다. 안지오텐신 II는 강력한 혈관수축제이며, 이외에도 알도스테론과 바소프레신의 분비, 염분과 수분의 저류, 교감신경계 활성화 등을 일으킨다. 칸데살탄은 이러한 안지오텐신 II가 안지오텐신 II 수용체에 결합하는 것을 선택적으로 차단하여 혈압을 낮추는 약물이다. 이번에 포르투갈 Na Homolce 병원의 Jiri Krupicka 박사의 연구팀은 HCM 환자들에게 칸데살탄을 장기간 투여하는 이중눈가림, 위약 대조군 보유, 무작위 임상시험을 실시했다. 칸데살탄을 시험하게 된 이유는 안지오텐신 II가 심장에 대한 영양효과(trophic effects)를 갖고 있으며 심근비대에도 영향을 끼친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환자들에게는 칸데살탄 또는 위약이 투여되면서 좌심실 비대 감소, 좌심실 기능 향상, 운동 능력이 측정되었다. 임상시험 결과 칸데살탄 투여 환자들은 좌심실의 근육이 얇아지고, 좌심실 기능이 향상되고, 운동기능이 개선되는 등 HCM의 주요 증상들이 좋아졌다고 한다. 또한 시험기간 내내 칸데살탄 투여 환자들에게서 어떤 부작용도 관찰되지 않았다. 이번 결과는 칸데살탄과 같은 안지오텐신 2 수용체 차단체가 HCM에 효과적임을 보여주고 있다. 그렇지만 환자들의 근육 원섬유원인 돌연변이 양상과 따라서 증상과 약물 효과에서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에 환자 맞춤형 치료법이 필요함도 확인되었다. 연구팀은 추가 연구에서는 칸데살탄이 어떻게 좌심실 비대를 개선시키는지도 보다 구체적으로 규명한다고 한다. 또한 보다 대규모로 임상시험을 진행하여 이번 결과를 재확인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