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밀로이드-베타(amyloid beta)와 아밀로이드-베타-결합 알코올 탈수소효소(amyloid-beta-binding alcohol dehydrogenase ; ABAD)의 상호작용으로 인해 미토콘드리아(mitochondria)에 독성(toxicity)이 야기되면서 알츠하이머병(Alzheimer's disease)에 동반하는 인지 기능 장애(cognitive impairment)가 생긴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이번 연구는 미국과 중국, 영국의 과학자들이 공동으로 수행했으며, 연구 결과는 미국의 저명한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 4월 16일자(304권, 5669호, 448-452)에 게재됐다. 알츠하이머병에 동반하는 중요한 특징 가운데 하나가 바로 아밀로이드 베타라는 물질이 뇌에 축적되는 현상이다. 아밀로이드 베타의 축적으로 인해 세포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미토콘드리아 기능이 이상을 입는다는 사실은 이미 선행 연구를 통해 보고된 내용이다. 이번 연구의 요지는 아밀로이드 베타로 인해 미토콘드리아에 독성이 미치기 위해서는 ABAD라는 효소가 아밀로이드 베타와 결합하는 과정이 선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아밀로이드 베타가 ABAD와 결합하지 못하도록 차단하는 물질을 개발할 경우 새로운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개발까지 가능할 전망이다. 연구진에 따르면, 알츠하이머병 환자에서 이상을 보이는 신경단위세포(neuron)는 ABAD가 제대로 조절되지 못한다고 한다. 이처럼 ABAD의 발현에 문제가 생긴 상태에서 아밀로이드 전구 단백질(amyloid precursor protein)에 돌연변이(mutation)까지 동반하게 되면 아밀로이드 베타의 파괴 능력이 배가되는 결과를 빚고 만다. 환자에게 그만큼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참고로 알츠하이머병의 진행 과정에서 ABAD와 아밀로이드 베타 사이의 구체적인 상호작용을 규명한 연구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진은 알츠하이머병 환자들과 정상인들의 대뇌피질(cerebral cortex)에 존재하는 세포조직을 수집해 조사하는 동시에 유전자 조작을 가해 ABAD와 돌연변이 아밀로이드 전구 단백질이 발현되도록 유도한 실험용 생쥐를 대상으로 일련의 실험을 시도했다. 그 결과 돌연변이 아밀로이드 전구 단백질과 ABAD 조건이 동시에 만족될 경우 기억과 공간 인지 능력에 심각한 문제가 생긴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알츠하이머병 환자로부터 수집한 뇌 세포조직을 대상으로 공초점 현미경(confocal microscopy) 관찰과 면역 침강법(immunoprecipitation)을 통해 분석한 결과 미토콘드리아에서 ABAD와 아밀로이드 베타의 복합체를 발견할 수 있었다. 연구진은 향후 후속 연구의 일환으로 ABAD와 아밀로이드 베타 사이의 상호작용을 억제하는 약물을 개발해 효능을 평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