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I 『글로벌동향브리핑(GTB)』 2005-08-04 신경세포(nerve cell)는 적절한 활동을 위해 다량의 에너지를 요구하는데, 이런 생물학적 에너지는 세포에 존재하는 미세소기관(organelle)인 미토콘드리아(mitochondria)에 의해 공급된다. 발전소와 전기를 사용하는 곳 사이의 거리가 가까우면 전력 손실을 줄일 수 있듯이 미토콘드리아도 적절한 위치로 이동해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는 기작을 갖고 있다. 이 같은 미토콘드리아의 이동 기작에 이상이 생길 경우 나타나는 변화를 조사한 새로운 연구 결과가 미국의 저명한 학술지 “뉴론(Neuron)”, 8월 4일자(47권, 3호, 379-393)에 발표됐다. 이번 연구에는 미국과 캐나다의 과학자들이 참여했다. 신경세포는 서로 신호를 수수할 수 있는 연접 부위를 갖고 있어야 하는데, 이 영역을 시냅스(synapse)라고 한다. 시냅스는 신경세포의 축삭(axon)과 가지돌기(dendrite) 말단이 인접한 부분으로 미토콘드리아는 주로 이 말단부에서 에너지 공급을 담당한다. 그런데 초파리(fruit fly)의 유전자 가운데 ‘dMiro’라는 미토콘드리아 단백질 기능을 제거할 경우 미토콘드리아가 말단부로 가지 않고 중심에 축적된다는 사실을 이번 연구는 확인했다. 흥미로운 점은 이 같은 변화를 보인 돌연변이 세포가 강도가 약해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신호를 전달하는 능력을 갖고 있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학계에서는 미토콘드리아의 정상적인 운동에 변조가 생기면 배아 단계에서 사멸한다는 학설을 지지해 왔다. 그러나 이번 연구 결과에 따르면, 돌연변이 신경세포를 갖는 초파리 유충이 비록 성체로 성장하지는 못했지만 닷새까지 생존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어떤 인자가 미토콘드리아 기능에 이상을 야기하고 그 결과 어떤 기작을 통해 신경학적 장애로 이어지는가에 대한 과학적 설명은 부족한 형편이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 연구진이 선택한 방법이 바로 dMiro 단백질 이상을 유도하는 것이었다. 참고로 dMiro라는 영문은 “초파리 미토콘드리아 로-유사 GTPase(Drosophila mitochondrial Rho-like GTPase)”의 단어 앞 영문을 조합한 것이라고 한다. 실험 결과 dMiro 단백질이 미토콘드리아를 세포 안에서 이동시키는 모터 작동에 관여하며 돌연변이가 동반되면 미토콘드리아의 적절한 이동이 방해를 받아 미토콘드리아 분포에 이상이 생기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마치 교통량 증가로 차량의 흐름이 막혀 정체 구간이 생기는 것과 유사하게 미토콘드리아 분포에 이상이 동반됐다고 한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토콘드리아에 대한 기존 학설에 대한 새로운 고찰을 제기했다는 의의를 갖는다. 연구진은 미토콘드리아에 대한 후속 연구를 계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