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토콘드리아의 단편화와 세포의 사멸 (Nature, 2/17) 2005-02-21 생명과학 / KISTI 벌레의 세포사멸에서도 미토콘드리아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밝혀졌다. 미국 다트머스 (Dartmouth) 의과대학의 Barbara Conradt 박사를 비롯한 연구팀은 포유류뿐만 아니라 Caenorhabditis elegans라는 벌레에서도 계획된 세포사멸에서 미토콘드리아가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발견하여 2월 17일자 Natuere에 “DRP-1-mediated mitochondrial fragmentation during EGL-1-induced cell death in C. elegans”라는 제목으로 발표하였다. apoptosis라고도 불리는 계획된 세포사멸 (programmed cell death) 과정은 생명현상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 세포사멸 과정이 부적절하게 일어나면 암, 자가 면역 질환, 퇴행성 신경질환 등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미토콘드리아는 세포에서 필요로 하는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소기관이지만 포유류 세포의 경우 세포의 사멸 과정을 유도하는 분자를 방출하기도 한다. 그러나 벌레에서도 미토콘드리아가 세포사멸에 관여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었다. Conradt 박사의 연구팀은 벌레에서도 세포사멸에 미토콘드리아가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음을 밝혀냄으로써 계획된 세포사멸 과정이 벌레에서 사람에 이르기까지 매우 일반적인 메커니즘을 이용하고 있음을 증명하였다. 이 벌레는 포유류에 비해 세포사멸 과정이 단순하며 세포사멸 과정을 억제시킨 돌연변이체도 실험실에서 배양할 수 있기 때문에 세포사멸 과정의 메커니즘이나 기능을 연구할 수 있는 모델로 매우 편리하다. 사멸 과정에 들어선 세포의 미토콘드리아는 크기가 작아지거나 단편화되지만 단편화 자체가 중요한지, 아니면 그로부터 만들어지는 부산물이 중요한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 연구팀은 세포가 사멸하도록 하는 신호를 주지 않았을 때에도 미토콘드리아를 단편화시키면 세포사멸이 유도되며 반대로 단편화를 억제하면 세포가 살아남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 이 결과는 미토콘드리아 단편화가 벌레에서도 세포 사멸에 핵심적인 요소로 작용한다는 것을 보여준다.